하나된 모습과 일관된 메시지로 대중 속 파고들어야

안경에 대한 인식전환 필요… 단기적 프로모션도 한 방법

국내 안경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안시장의 잠재적 시장규모는 약 5000억원이다.
5000억원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누진렌즈 및 노안용 C/L 처방률을 국내 안경시장  상황에 접목해 얻은 수치로, 산술적으로만 보자면 우리나라 전체 안경시장의 약 25%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여기에 IT기기의 범람으로 인한 국민들의 시환경 변화와 45세 이상 국민의 2000만명 초과라는 시대적인 상황 그리고 한국 안경사들의 경우 전문성이 확보됐다는 점에서 추후 잠재시장의 성장 여력이 더 많다는 전망이 업계의 중론이다. 그러나 이런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현실로 전환시키는 데는 상당한 제약요인과 난관이 존재하고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최악의 불경기에 더해 기존 유통채널까지 변화하고 있는 시대적 격동기 속에서 안경업계가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일부 구성원들이 각자도생을 위한 생존경쟁에 치중하면서 자중지란에 빠지고 있는 양상을 보이기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는 현재 안경업계가 보유하고 있는 역량을 가늠해 보고, 이를 통해 노안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해법마련을 위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는 속담에서 알 수 있듯 시각은 인간이 기본적인 삶을 영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감각임에도 불구하고, 그 중요성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인식은 매우 낮다. 최근에는 IT기기의 홍수 등 급격한 시환경 변화까지 더해져 우리나라의 안경 및 콘택트렌즈 착용인구가 전체인구의 54%를 넘어설 정도로 눈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건강한 안기능 유지를 위한 정기적인 시력검사의 필요성은커녕 눈 관련 제품들에 대해 매우 소극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태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심리학에서는 특정제품 관련해 개인적 관심의 정도나 지각된 중요성을 ‘소비자 관여(Consumer Involvement)’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관여도가 낮은 경우에는 소극적이거나 최소 비용의 정보 처리를 하는 반면, 관여도가 높은 경우에는 적극적이고 고비용의 정보 처리를 하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한다고 알려져 있다.
쉽게 말하자면 어떤 특정 제품에 대해 소비자들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얼만큼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느냐가 제품이나 서비스 구매의 핵심 요인으로, 안경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안경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여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관점에서 국내 안경시장 확대 및 노안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한 대국민 홍보와 함께 그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안경업계의 사회적, 공적 메시지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안경사들이 아무리 검안 실력과 여러 제품에 대해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더라도 소비자들이 이를 인식하지 못한다면 말짱 도루묵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안경제품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안경제품에 대한 리포지셔닝(Repositioning)을 위해 업계 전문가들은 ‘단합된 목소리’와 ‘일관된 사회적·공적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 안경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또한 안경사의 역할을 소개하는 활동들이 업계 내부적으로 여러번 있었지만 산발적으로 진행돼 큰 반향을 얻기 힘들었고, 또한 여러 홍보물의 범람 속에서 소비자의 인식전환은 커녕 인식되기 조차 힘들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안경업계가 외부에 하나의 메시지를 내보내야 가장 멀리 그리고 진정성 있게 퍼질수 있고, 동시에 사회적 의미가 담보돼야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안경렌즈 업체 대표는 “국내 안경시장은 다른 산업군에 비해 규모가 영세하기 때문에 대중매체를 통한 직접적인 마케팅은 불가능하다. 업계의 이런 상황을 고려한다면 매년 개최되고 있는 ‘시력보건의 날’이나 ‘안경사의 날’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지금까지는 안경관련 행사에 안경인들만이 참여하고 있는데 시장활성화를 위해서는 이제 사회로 뛰어드는 방향전환이 필요하다. 예컨대 전국 지부가 한날 한시 각지자체 앞 광장에서 무료시력검사와 함께 공익적 캠페인을 매년 진행한다면 안경업계 및 안경사 그리고 안경제품에 대한 재인식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리고 그는 “정기적인 행사가 사회공헌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면 미디어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의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도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노안관련 제품의 활성화를 위해서 단기적이지만 업계내부에서 소화할 수 있는 프로모션도 유효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모 프랜차이즈 임원은 “안경은 가장 중요한 생필품이지만 항상 다른 소비재에 밀리고 있다. 쉽게 말해 소비자들은 계절이나 유행이 바뀌면 옷이나 신발 그리고 각종 악세서리 등을 새로 구입하지만 안경은 항상 위시리스트에서 빠져 있다. 더군다나 누진렌즈는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며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시장확대라는 중장기적인 비전을 위해 소비자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업계가 협의해 향후 몇 년간만 전국 안경원들이 동시에 누진렌즈를 할인해서 판매하는 프로모션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저작권자 © 한국안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