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감시간 의도적으로 노려… 안경조제 재촉한 후 범행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 유기견 등을 돕기 위한 안경원의 성금모금이 줄을 잇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한 따뜻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 그런데 이러한 온정에 찬물을 끼얹는 성금모금함 절도사건이 성행해 안경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성금모금함 절도범은 안경사가 안경을 제조하게 재촉하거나, 다른 고객을 보고 있을 때 주로 가방이나 주머니에 성금모금함을 넣는 방식으로 절도 행각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8월, 서울 광진구의 한 안경원에서는 안경사가 안경을 제작하는 사이 한 중년 남성이 유기견 돕기 모금함을 훔쳐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안경원 원장은 주문을 받고 안경을 제작하고 나와보니 유기견을 돕기 위해 둔 모금함이 사라진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CCTV 확인 결과 이 중년의 남성은 안경원 원장이 안경을 만드는 사이 웃으며 대화하며 눈치를 보다 모금함을 훔쳐 달아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경찰은 지문과 유전자 감식을 통해 용의자를 추적에 나서 10월경 용의자를 구속했다.
구속된 용의자는 이미 2년여전부터 전국을 돌며 절도 행각을 벌여 지명수배가 내려진 범인으로 전국에 걸쳐 수 백건의 성금모금함을 절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0월, 또 다른 안경원에서도 성금모금함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고객으로 위장 방문한 중년의 남성은 의도적으로 안경원 마감 시간을 노렸다. 급하게 안경을 주문하고, 빨리 만들어 달라고 재촉해 안경사가 조제가공실에 들어간 사이 모금함을 훔쳐 달아난 것. 이 후 갑자기 사라진 고객에게 주문서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지만 다른 사람이 받아 의아하다고 생각했을 때 쯤 모금함의 분실을 파악한 안경원 원장은 CCTV 확인 결과, 보육원 아이들의 안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놓아두었던 모금함 두 개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해당 안경원 원장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서에서 이 남성이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남성의 정체는 38살 이 모 씨로 전국을 돌며 모금함을 훔친 혐의로 이미 수배가 내려진 상태였던 것. 이 씨는 안경원 뿐만 아니라 패스트 푸드점과 카페, 편의점 등 모금함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망설이지 않고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서울의 한 안경사는 “좋은 마음으로 하는 성금의 모금함을 훔쳐 간다니 정말 파렴치하기 그지 없다”라며 “모금함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하는 상황 자체가 안타깝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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