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소매업에서 맹활약… 안경계도 적용 방식 다양해져

인간의 지능으로 할 수 있는 사고, 학습, 자기 개발 등을 컴퓨터가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컴퓨터 공학 및 정보기술의 한 분야인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이런 인공지능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전 및 확산되면서 기존 유통 및 소매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뿌리채 흔들리고 있다. 단순 주문부터 계산, 심지어 제품 추천 및 마케팅 전략수립까지 해내면서 기존 인간의 역할을 빠르게 잠식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 하는 가장 유명한 사례는 바로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Amazon)이 미국 시애틀에 운영하고 있는 식료품 매장 ‘아마존 고(Amazon Go)’다. ‘JUST WALK OUT’이라는 캐츠프레이즈에서 알 수 있듯 계산대에서 따로 결제할 필요 없이 상품을 집으면 자동 결제가 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단순히 물건을 집었다 놓거나 반품 등은 카메라와 인공지능 시스템이 판별해낸다.
여기에 일본에서는 마케팅·서비스 분야에서 AI를 활용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있다. 일례로 모 침구 전문점은 AI의 영상 분석 기술을 서비스와 마케팅에 접목했다. 매장에 설치된 4대의 카메라가 매장을 방문한 고객의 성별과 연령대뿐만 아니라 가게 앞을 지나간 사람 수까지 정확히 알아낸다. 이후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의 성비, 나이대를 기초로 주력 제품을 전면 재배치 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도 상대적으로 늦지만 인공지능 도입 분야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미 국내 유명 백화점 및 피자 프랜차이즈가 소비자와 채팅을 하면서 주문을 받아오는 ‘챗봇(chatter robot)’ 시스템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주문을 받고 있으며, 인공지능과 다소 거리는 있지만 무인 주문기계를 기반으로 한 패스트푸드, 편의점, 노래방 매장들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안경산업도 마찬가지로 일본 안경업체 진스(JINS)의 고객에게 어울리는 안경을 추천하는 AI 서비스 ‘JINS BRAIN’이 가장 대표적이다. 200여 종류의 안경을 쓴 6만장의 캐릭터 사진을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안경과 어울리는지 여부를 직원 3000여명이 판단케 해, 그 결과를 학습한 AI가 고객에게 어울리는 안경을 추천해 주는 방식이다.
여기에 다수의 국내외 업체들이 안경제품에 각종 IT기술을 접목한 제품이나, 안경사의 단순노동을 감소시키는 자판기 등의 제품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인공지능 기술이 각종 우리나라 여러 소매분야에서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국내 안경업계 관계자들은 그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안경업계 역시 선제적으로 변화를 대비해야 입을 모으고 있다.
모 프랜차이즈 임원은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비싼 선진국들을 살펴보면 기계를 활용한 자동화 시스템이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데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안경업계를 유통업계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인공지능 기술을 보면 인간을 모방해 가는 것이 아니라 추월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만큼 향후 안경업계도 기존인력의 수급 및 교육부문에 있어 준비가 필요하다 생각한다”며 “머지않아 전문성 및 차별화된 서비스는 생존의 필요요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무인판매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부가가치 창출 없는 유통은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서울의 한 유통업체 대표도 “굳이 4차 산업을 말하지 않더라도 이미 수많은 안경업계 공식이 깨졌고, 또 계속 깨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인공지능이나 로보트가 안경사를 대체하기 보다는 외부 업계가 이를 안경업계에 진출하는 도구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당장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변화상황은 반드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상대적으로 변화 속도가 빠른 미국이나 유럽 사례를 잘 살펴보고 미리미리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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