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결제 시스템 비난 봇물, 안경원은 현금·제품 못 돌려받아 가슴앓이

코로나19發 경기 악화가 현실화 되면서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국내 산업계에서는 파산하거나 폐업을 하는 업체들이 줄을 잇고 있다.
전 산업계의 전반적인 폐업 분위기의 먹구름이 안경업계에도 드리우고 있다. 안경 제조유통사가 몰려 있는 대구 지역의 업체들 폐업 소식이 하나둘씩 들려오고 있으며, 유명 명품 아이웨어 브랜드 제품을 유통하는 서울의 대형 수입 유통사가 기업 회생 절차를 진행하는 등 안경업계도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악화의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안경테와 선글라스 제조도매 유통사의 폐업 소식이 속속 전해지면서 이들 업체들과 거래를 했던 안경원들의 피해가 도미노 현상처럼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안경테 도매업체들과 선결제 조건으로 계약을 한 안경원들의 피해가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선결제 개념의 보증금을 업체에게 보냈지만, 제품을 받지 못한 상황이 연출되거나, 폐업 처리시 보증금이 아닌 재고 물건을 받는 등, 심지어 제품도 못 받아 안경원 입장에서는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안경업계에 관행처럼 자리잡은 선결제 시스템 시작의 역사는 약 10년전 쯤으로 흘러간다. 안경원이 도매유통사에게 일정 금액 선입금을 한 후,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30% 이상 할인을 받는 구조다. 소규모의 안경테 도매 유통사의 입장에서는 오랜 기간 경기 불황으로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하기 때문에 선결제는 단비와 같은 금액이다. 또 안경원 입장에서도 여유 자금이 있을 때 미리 선납하고, 좋은 가격으로 제품을 가져오는 ‘윈윈 거래’ 방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안경 유통전문가들은 선결제 시스템의 허점이 있다고 조언을 했다. 서울에서 하우스 브랜드를 유통하는 모 대표는 “도매 업체나 안경원이나 두 곳 모두 욕심에서 시작된 것이 바로 선결제 시스템이다. 돈 먼저 내고 고마진 챙기겠다는 안경원과 자기 자본 없이 안경테 유통 사업을 하겠다는 도매업체가 만든 합작품.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나중에 손해인 시스템이 선결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일부 업체의 폐업으로 선결제를 한 안경원이 피해를 보고 있지만, 사실 코로나19가 오지 않았더라도 이런 상황은 분명히 왔을 것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조금더 빨리 온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폐업한 안경원과 선결제로 거래한 피해 안경원들은 각종 안경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폐업 처리를 한 업체를 대상으로 맹비난하고 나섰다. 그리고 이들은 앞으로는 다른 안경테 업체와 절대 선결제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모 안경사는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진 거래에서 이렇게 뒤통수 치듯이 폐업을 하고, 원하지도 않는 물건을 가져가라 하면 어떻게 해야 하냐”며 “이제 거래에서 선결제는 없다. 소량이라도 신중하게 제품을 고를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문제는 분명 폐업한 업체가 남은 재고품을 시장에 날릴 것이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회사 이름을 내걸로 안경업계에 분명 나올 것”이라며 “안경원에 막심한 피해를 준 업체에 징벌제 두고 안경사들은 해당 업체의 제품을 절대 사입하면 안된다”고 비판했다.  
경기불황으로 인해 파산한 안경테 기업 소식도 안타깝지만, 국가 재난지원금으로 그나마 코로나19 정국에도 간신히 버티고 있는 안경원들 역시 이중고 삼중고를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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