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래없는 긴 장마에 코로나까지… 폭탄 맞은 안경원 매출

전국에서 국내외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서울 남대문 시장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해 방역 당국이 방문객 조사에 들어가는 등 비상이 걸렸다. 지난 9일 서울시와 중구에 따르면 남대문 시장 케네디 상가에서 상인 8명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케네디 상가보다 큰 중앙상가에서도 상인 한 명이 확진자로 밝혀져 집단 전파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남대문 시장 상인들이 집단 감염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미 확진자 소식이 전해지면서 손님 및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겨 안경원을 비롯한 남대문 상가들의 매출 타격이 극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대문 비전 상가 부근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모 원장은 “시장에서 확진자 발생으로 남대문은 그야말로 폭탄을 맞은 셈이 됐다. 지나다니는 관광객과 시장 손님들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유동인구가 대폭 줄었다”며 “더 이상 시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나마 일부 상가들은 휴가주간으로 인해 반강제적으로 문을 닫은 상태라 불행중 다행인 셈이 됐다”고 토로했다.
남대문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방대본은 재난 안전문자를 통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8일까지 케네디 상가를 방문한 방문객은 검사를 받아달라’는 안내문을 발송했다.
남대문 시장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안경사들은 이번 상인들의 집단 감염이 일어난 케네디 상가는 남대문 시장에서도 작은 축에 속한다고 전했다. 의류 등을 판매하는 상인들 약 15명이 모여 있는 곳이다. 문제는 지하철 4호선 회현역과 밀접해 있고, 의류업을 하는 상인들이 몰려있어 전국에서 방문객이 찾아오는 곳이다. 여기에 전통 재래시장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현금 사용으로 인해 유증상자들의 추적이 어렵고 게다가 폐쇄회로(CC)TV마저 설치돼 있지 않아 정확한 방문자 파악도 쉽지 않다고 한다. 
현재 서울 중구보건소는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10일 남대문 시장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상인과 방문객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하고 있다.
남대문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안경 프랜차이즈 모 관계자는 “시장에서 확진자가 터지고 나면서 회사 관계자 뿐만 아니라 만나는 사람들마다 남대문발 코로나19에 대한 이야기로 무성하다. 사실 코로나19 보다 남대문 시장은 유래없는 긴 장마로 인해 매출 타격이 극심했었다. 여기에 코로나19가 2차 쓰나미가 되어 시장을 강타한 셈”이라며 “현재 두 가지 대형 악재로 인해 안경원과 안경 관련업체들의 매출이 90%이상 빠졌다는 소리가 심상찮게 들린다”고 전했다. 또 그는 “매출이 90%이상 빠지면서 강제적으로 휴가에 들어간 곳도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나마 장마는 어느 정도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안경사들은 “비가 그쳤는데, 손님도 그쳤다”는 자조 섞인 발언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한편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줄긴 했지만 남대문 시장은 연간 400만명가량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관광 명소다. 이에 따라 최근 남대문 시장을 찾은 외국인에 대해 어떻게 진단검사를 할지, 감염 여부는 어떻게 확인할지도 관건이다.
서울 중구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방문객이 크게 줄어들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검사 안내는 아직 검토하지 못했다”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우선 상인들과 해당 기간 방문객을 중심으로 검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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