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반발로 안타깝게 좌절된 타 직역 법안들 재조명

코로나19 상황에서 의사협회와 전공의협의회가 이끈 집단 파업이 19일 만에 전공의들이 병원에 돌아오면서 의사파업이 일단락됐다. 대규모 의사파업은 2000년과 2014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이지만, 특히 이번 파업은 파장이 컸다. 국민들은 강력한 엘리트 이해집단인 의사들이 단체행동에 나서면 국민의 생명권까지 위협받게 되는 무서운 현실을 목도했다.
코로나19 유행 상황 속에서 필수의료분야 인력까지 빼면서 파업하는 의사를 보며 국민들 상당수가 공포를 넘어 분노를 느꼈다. 그러면서 그 동안 의사협회를 중심으로 한 의사들의 반발로 좌절된 법안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의사들의 반대로 좌초된 법안 중 하나로 2015년 안경업계의 빅 이슈였던 ‘안경사 법’ 역시 다시금 회자가 되고 있다. 안경사법은 2015년 안경사의 자격과 면허 등에 관해 규정한 ‘안경사 법’이 발의됐었다.
당시 의사협회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 심사를 앞두고, 협회원들에게 철폐 서명을 돌리며 입법 저지에 나섰다. ‘타각적 굴절검사기’라는 시력검사용 기기의 사용 권한을 포함한 것이 쟁점이었는데, 의사협회는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의사만 이 기기를 다뤄야 한다며 안경사 법안을 반대했었다. 당시 안경사 법 발의를 위해 뛴 안경사들은 안경산업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지만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 묶여 있는 안경사 제도로 인해 양질의 안보건 서비스 발전이 더딘 상황임을 강조했었다. 그래서 국민의 보건 및 안경산업 발전에 이바지함과 안경사의 주된 역할이라 할 수 있는 정확한 안경을 만드는데 필요한 타각적 굴절검사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법안인 안경사 법을 발의 한 것이었다. 하지만, 타각적 굴절검사에 대해 의사협회가 문제 삼으면서 ‘안경사법’ 제정 자체가 좌초됐다. 안경사는 국가고시에 합격해 국가로부터 면허를 받는 전문가이지만, 여전히 그 자격과 면허 등을 알맞게 규정한 별도 법안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안경사들은 타 의료기사처럼 의사들의 지휘 아래 놓여있지 않기 때문에 더욱이 단독 법안의 요구를 해왔었던 것이었다. 여전히 안경계 내부에서는 ‘안경사 법’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는 안경사들과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내세우는 안경사들로 나뉘어져 있는 분위기다. 안경업권을 지키기 위해 아직도 단합이 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경계에 필요한 것은 안경사법 제정보다 내부적인 단합이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의사협회의 파업은 하나가 되지 못한 안경사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했다. 정부의 정책이나 법안에 대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협상 중단을 선언하고 집단 진료거부나 휴진을 예고하며 압박했고, 그래도 정부가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이를 실행하며 수차례 실력 행사를 해왔다. 물론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는 못했지만, 최소한 자신들의 업권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하나가 되는지 과정을 지켜봤다.
의사협회의 파업이 국민들에게 실망과 상처를 남기기도 했지만, 앞으로 자신들의 업권을 지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안경사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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