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인플레이션율 9년만에 최고치 … 물가·금리 계속 상승 전망

한국경제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이른바 ‘신3고(高)’ 현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더욱이 석유 등 에너지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에도 불구하고 가파르게 상승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26일 세계은행이 올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와 식품 가격의 급격한 상승을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세계은행은 이날 공개한 원자재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에너지 가격이 올해 50.5%, 식품 가격이 22.9%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에너지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올랐고 식품이 31% 오른 것에 비하면 상승폭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승폭 자체가 워낙 커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세계은행은 지적했다. 그러나 세계은행은 올해를 기점으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도 예상했다.
내년에는 에너지가 12.4%, 식품이 10.4%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원자재 가격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안정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원자재 거래, 생산, 소비 방식을 바꿨다”며 “원자재 가격이 향후 몇 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세계경제의 상황은 한국에게는 여전히 악재로 작용한다. 지난달 26일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 분기 대비)이 0.7%로 집계됐다고 한다. 이는 전분기보다 0.5% 하락한 수치로, 1분기 중간에 발발한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정부가 올해 정한 3% 성장 목표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와 물가도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4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1년간 물가상승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보다 0.2% 높아진 수준으로 2013년 4월(3.1%)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수치이다. 이같은 물가 상승 전망에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41로 전월대비 5% 상승, 역대 최고치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역대 최고치이지만 물가가 오른 만큼 금리 상승 역시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오는 26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금리상승과 관련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대출금리가 1% 상승할 경우 자영업자의 이자부담이 6.4조원 늘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힌 뒤, “한국은행의 본격적인 금리인상이 코로나19 상황서 부채가 급증한 자영업자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다”며 “자영업자의 부채규모와 다중채무자 비율 등을 감안했을 때 손실보상 등 충분한 재정지출과 부채관리를 통해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이는 일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물가 상승과 금리 상승은 안경업계에도 직격탄이다. 최근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원자재가격도 함께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가격의 상승은 안경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안경업체, 안경원 모두 난감한 상황이다. 물가와 원자재가격이 상승한다해서 무조건적으로 가격을 올릴 수는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다른 제품에 비해 유독 안경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크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여전히 품질이 낮은 저가의 제품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경제품 가격이 인상될 경우 안경원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의심의 눈초리가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원자재가격과 물가 상승으로 안경제품 가격도 인상될 수밖에 없다”는 안경업계의 외침에 과연 소비자들이 쉽게 납득해 줄지 미지수라는 말이다. 남대문에서 오랫동안 안경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안경사는 “IMF 등 불경기 때도 지금보다는 어렵지 않았다”면서 “안경제품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의 지갑은 더욱 더 열리지 않게 될 것”이라고 난감한 반응을 토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그리고 경제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현 상황은 안경제조업체, 유통업체, 안경원,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안경업계에 만연한 가격 경쟁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비용 부담의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는 안경업계가 이러한 어려움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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