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사 93%, “안경 제값 받기 캠페인 동참의사 있어”

국내 안경원과 안경업계가 직면한 구조적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활성화 방안을 찾고자 한국안경신문과 (사)대한안경사협회 그리고 안경기업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캠페인을 진행한다. 안경산업의 부흥과 활성화는 너무나 저평가 되어 있는 안경제품 제값을 받는데서 부터 시작한다. 이는 (사)대한안경사협회 및 제조유통사 언론사 등 안경 기업들과 함께 변하는 시장 상황에 공동 대처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본 캠페인은 이러한 안경제품 제값 받기 운동을 실천하면서 향후 안경업계가 나아갈 방향과 안경원의 강력한 성장 동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전문성’이라는 높은 가치를 스스로 내팽개치는 과도한 ‘할인경쟁’ 멈춰야
무한경쟁에서 벗어나 안경인들이 안경 가격 정상화 위해 나서야 할 때


물가 다 오르는데 안경가격만 제자리?
현재 대한민국은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 시대’로 민생경제가 어려워지고 있고 유가 인상에 따른 원자재가격 상승, 공공요금의 잇따른 인상, 치솟는 물가 등은 소비재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안경가격은 제자리 걸음이다. 오히려 더 내려가는 인상을 받기도 한다. 거리를 걷다보면 안경원에 ‘안경가격 80~90% 할인’, ‘반값 할인’, ‘1+1’ 등의 문구를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 그 이유이다.
최근 안경테 및 안경렌즈, 콘택트렌즈 등 안경원에 공급되는 제품의 공급단가가 일부 인상됐다. 안경원 역시 여기에 발맞춰 소비자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저가체인의 과도한 할인 경쟁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안경원과 저가체인의 과도한 할인 경쟁으로 정직하게 일하는 안경사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각종 관리비 및 건물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비용 역시 나날이 상승하고 있기에 안경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러한 상황에 천안의 한 안경사는 “물가와 유가 등은 다오르는데 안경업계는 오히려 내려간다”면서 “거꾸로 가는 신기한 안경세상”이라고 탄식했다.

과도한 할인경쟁에도 협회는 손놓고 있다?
안경사 커뮤니티 등에 가면 과도한 할인 경쟁, 저가 체인 등의 이야기를 하며 대한안경사협회(회장 김종석)가 나설 것을 촉구하는 글들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대전의 한 안경사는 “‘안경 가격 80-90% 할인’, ‘팩 렌즈값 1000원 이윤’, ‘안경테 무료’, ‘안경렌즈 무료’, ‘안경 수리 무료’라는 문구를 흔히 볼 수 있다”면서 “게다가 아이스크림 등 먹을 것도 주면서 다 무료로 해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단체는 대한민국에 안경원 밖에 없을 것”이라며 “안경사협회 명칭을 안경사봉사협회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어 말했다.
하지만 일부 안경원들의 변칙적인 영업행태를 협회 차원에서 강제할 마땅한 방법은 없다. 안경사들은 협회가 지역 안경사들간의 갈등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 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단속할 법적 권한이 없어 권고나 방문지도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김종석 회장은 “이러한 부분의 개선을 위한 계도·계몽은 할 수 있지만 강제하기에는 제도적 한계가 분명 존재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며 “결국 우리들 스스로 인식의 변화와 함께 잘 살기 위한 공동체 의식 제고가 매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경사 93%, “‘안경 제값 받기’ 캠페인 동참 의사 있다”
한국안경신문이 안경사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안경원에서 피팅료를 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79%가 ‘법을 바꿔서 비용을 받아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18%는 ‘안경원 상황에 맞게 받을 곳만 받으면 된다’고 응답했다. 또한 안경 제값 받기 위해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 묻는 질문에 47%가 ‘안경원 간 과다 출혈 가격경쟁 근절’을 꼽았으며 28%는 ‘저가판매 정책 안경원 및 체인에 대한 제동’을, 14%는 ‘범 안경계 안경제품 가격 정찰제 통일’, 10%는 ‘안경사의 자질(본인이 안경사가 아닌 판매사로 생각하는 것)’을 꼽았다.
마지막으로 ‘안경 제값 받기’ 캠페인에 동참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93%가 동참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물론 과도한 할인경쟁을 멈추고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이 전제돼야 하겠지만 대부분의 안경사들은 안경 제값 받기에 협력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한경쟁에서 벗어나 안경인들 스스로 가격 정상화에 합의할 때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이제는 무한경쟁에서 벗어나 안경인들 스스로 가격 정상화에 합의할 때이다. 즉, 안경 가격 정상화에 안경인들이 합의만해도 안경계 전체의 매출을 함께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욕을 먹더라도 싸게 많이 팔면 그만이라는 생각 때문에 과도한 할인경쟁이 생겨난 것 같다”면서 “하지만 이러한 행태는 결국 지역 시장만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고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은 모두가 함께 상생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가격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가격 정상화 합의를 두고 공정위 등 관련 기관에서는 ‘담합’이라는 이유로 제재를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제재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안경=의료기’라는 사회적 인식부터 재정립해야 할 것이다. 안경과 콘택트렌즈는 저가의 공산품이 아닌 눈 건강을 보호하는 의료기기이며 안경사들도 국민 안보건을 책임지는 의료종사자임을 알리는 작업도 필요하다. 다시 말해 안경사 전체의 의식 개혁→국민 인식변화 유도→안경 제값 받기 정착→안경원 매출증대와 안경사의 사회적 지위 확보 순의 발전 과정을 밟아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런 일들을 안경사들 개개인이 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협회가 관계기관과의 협의, 그리고 대국민 홍보활동 등을 통해 안경사들의 전문성을 알려나가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안경사들 스스로 전문가라는 인식 가져야
사실 안경은 다양한 기술이 집약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소비자가 안경원을 찾아와 안경을 맞추기까지 안경사의 손길이 안미치는 부분이 없다. 즉, 안경사는 단순한 안경이라는 제품을 판매하는 사람이 아닌 안경에 대한 전문가로서 소비자들과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안경사들 스스로 전문가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안경사들 스스로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해 나가야한다. 대한안경사협회 김종석 회장은 “안경사는 단순히 안경을 판매하는 사람이 아니라 소중한 국민의 눈건강을 책임지는 안보건 전문가라는 인식 제고야말로 우리가 우리를 지키는 절대적 명분과 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당한 안경 가격 형성 위한
협회 역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과도한 저가경쟁, 할인경쟁을 협회 차원에서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안경 가격 형성을 위해 협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협회 차원에서 안경 가격을 강제할 수는 없겠지만 끊임없이 계도·계몽 활동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안경가격 정상화가 ‘담합’으로 비춰질 수 있기에 관계기관과의 협력과 소통 역시 협회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이다. 또한 대국민홍보활동을 통해 안경사의 전문성을 알려나가는 일에도 다시 한 번 나서야 할 것이다.
현재 대한안경사협회는 자체적으로 전문안경사 제도를 연구 중에 있다. ‘전문안경사’라는 타이틀을 통해 안경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알려나가겠다는 의도이다. 김종석 회장은 “우리 안경사 업무도 여러 분야로 나뉠 수 있다”면서 “이를 좀 더 디테일하게 세분화시켜 분야별 전문성을 강화시켜 업계 전체의 수준을 높이고자 한다”고 전문안경사 제도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김 회장은 “안경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자질을 향상을 통해 국민적 인식제고를 시켜나갈 것”이라면서 “늘 변화를 추구하지 않고 정체가 돼 있다면 결국은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토태가 될 수 있음을 절대로 망각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경 제값 받기, 모두가 나서야 할 때
안경 제값 받기 캠페인은 협회만의 몫이 아니다. 안경사를 비롯한 안경업계 모두가 동업자 정신, 동료의식을 가지고 함께 나설 때 안경 제값 받기 운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경쟁 논란은 결국 지역의 문제”라면서 “협회보다는 오히려 분회나 지역안경사 모임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지역 상권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는 안경사들이 어려울수록 자주 모여 서로 상의하고 일정한 합의점을 만들려는 문화가 형성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목  차

1부 - 안경제품 제값받기 운동 대전제
1 안경제값 받기 캠페인 개요
2 위드 코로나 시대, 안경계 대전환의 기회로
3 소비자 물가 품목 다 올랐지만 안경 제품만 하락

2부 - 제값받기 안경인 구체적 대안
1 전국의 체인 본부가 하나가 되어 ‘안경제품 가치 창출’로 소비자 광고하자
2 우리 제품은 절대 세일하지 않는다 고집이 소비자에게 품질 자신감 보여
3 안경원 적합제품 적합렌즈 따로 있다 품질 검증된 제품만 사용하자

3부 - 안경 제값 받기 문화로 뿌리 내려야
1 보다 전문화된 검안이 안경제품 가격 제자리 찾기 초석
2 안경조제 가공표 피팅비 별도 청구 제도 정착 문화 다시 마련
3 안경 제값 받기, 협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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