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입가 인상에도 경쟁과열로 인상가격 못받아

물가 상승의 여파가 심상치 않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3분기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물가가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급등한 국제 원·부자재 가격이 하반기 최종상품 가격에 본격 반영되고, 폭우·폭염 등으로 내수시장의 수급 불안정이 예상되면서 물가 상승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물가 상승의 여파가 안경업계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안경렌즈, 콘택트렌즈 일부 브랜드가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며, 세계적인 물가 상승으로 인해 인상을 하지 않은 브랜드도 내년도에는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물가 상승의 상황에도 안경가격은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어 안경업계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물가, 원자재 가격 등이 다 인상되어 오르는 것이 당연하나 현장의 안경원에서는 경쟁과열로 쉽사리 인상을 결정하기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는 안경업계 전문 리서치 기관인 Real Optical Research(이하 ROR)에서 안경인 300인을 대상으로 안경제품 인상에 대한 긴급 서베이를 진행했다.
실제 조사 결과는 더욱 충격적 이었다. 먼저 ‘몇몇 브랜드의 안경렌즈, 콘텍트렌즈 가격이 인상되었다. 안경원에서도 인상률을 그대로 반영해 판매하고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 과반수 이상인 52%에 달하는 안경원이 ‘인상률을 반영하지 않고 기존대로 판매하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의 한 안경사는 “그나마 찾아오던 소비자들의 발걸음마저 끊기지 않을까라는 불안해 가격을 올릴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가격 경쟁으로 업체의 인상률보다 낮은 비율로 인상해 판매하고 있다’는 답변도 12%에 달했다. 이 경우 안경원 수익성은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이어 ‘업체 인상률 그대로 반영해 인상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는 답변이 29%, ‘업체 인상 시기에 맞춰 안경원 판매 가격을 추가 인상하여 판매하고 있다’는 답변이 7%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업체의 제품가 인상이 안경원 매출, 수익성 향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질문에는 ‘변동없다(그대로다)’라는 답이 51%로 가장 많았으며,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답변이 31%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수익성이 향상되었다’는 답변도 9%로 조사되었다.
수익성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가격이 올라간다고 마진율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기에 변동이 미미하거나 오히려 더 악화되었다며 프랜차이즈의 경우 가맹점 방식에 따라 가맹점주들은 실질적 손해구조를 보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다수의 안경사들은 납품가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기존 유지하는 안경원들도 대부분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 예상했다. 지금은 과열된 경쟁으로 눈치를 보며 버티지만 결국은 인상률 만큼은 올려서 팔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현재 상황에서 궁극적으로 안경가격 인상은 불가피해보인다. 과도한 할인경쟁에서 벗어나야 함께 살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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