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두고 다양한 의견개진 돼 … 협회에 대한 불신해소도 필요

최근 (사)대한안경사협회(협회장 김종석)가 추진 중인 전문안경사제도를 두고 안경사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국가고시에 합격해 현재 면허를 취득해 활동 중인 안경사들은 전문가가 아니냐는 의견부터 중요한 제도를 만들면서 회원들의 의견 수렴을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의견까지 다양한 반대의견이 개진되고 있다.
협회는 전문안경사제도와 관련 안경사 발전과 국민 안보건 향상을 위한 첫걸음이라면서 “안경사 위상과 직업적 가치를 제고할 미래지향적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협회 관계자는 현재 전문안경사 제도가 시행방안을 도출하는 추진 단계라고 설명하며 “의견 수렴 과정 등을 거쳐 방향을 결정하고 간담회와 공청회 등을 통해 회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전문안경사제도의 추진이 알려지자 안경사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안경사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쉽지 않은 제도”라면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안경사는 “직업 전문화라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안경사의 인식도 안경을 만드는 사람이 아닌 눈을 검사하는 사람으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머지않은 미래에 검사료와 기술료를 청구할 수 있는 배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하지만 전문안경사제도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의 여론도 만만치 않다. 중요한 제도이니만큼 충분한 설명과 의견 수렴이 필요했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온라인 안경사모임에서 한 안경사는 “내 직업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는 새로운 제도를 충분한 설명과 안내 없이 시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또 다른 안경사는 “협회는 전문가제도를 만들기 이전에 공정거래법과 광고법 위반, 면허대여 등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해결해 안경사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쓴소리했다.
전문안경사제도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은 이유 중 하나는 협회에 대한 안경사들의 불신도 한몫하고 있다. 온라인 안경사모임의 한 안경사는 “전문안경사제도가 좋은 방향으로 가면 안경사 업무 범위 확장이 가능하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선행돼야 할 업무가 많은데 그중 하나가 기존 회원들의 설득”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기존 회원들을 설득하려면 기본적인 협회 업무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지금 회원들은 ‘제 밥그릇도 못 챙기면서 뭘 한다고?’라는 인식이 팽배하니 먼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이 어불성설로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더 구체적인 설명과 현안대처가 아쉽다”고 덧붙였다.
전문안경사제도라는 주사위는 이미 굴려졌다. 협회의 바람처럼 안경사의 미래를 위한 제도가 되려면 의견을 수렴·반영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협회가 만들었으니 그냥 따라오라’가 아닌 진심을 다해 안경사들을 설득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김종석 협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안경사들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회원권익을 위해 혹여 놓치고 있던 부분은 없었는지 다시 한번 주변을 살피고 점검해 협회에 대한 불신해소를 풀어나가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한편 ‘전문안경사제도’의 취지를 살릴려면 면허 취득 후 별도의 인턴과정(2년)을 마련해 ‘전문안경사’를 부여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보건복지부에 건의해 이 제도를 법제화하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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