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 차단 여부 기준 삼아 똑똑한 소비 추천해야

계절마다 역주행하는 계절송이 있다. 봄꽃들이 물들기 시작하는 지금과 같은 봄철에는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로 시작하는 한 가수의 노래가 어김없이 역주행하며 우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런데 봄이 오면 동시에 불청객들도 찾아온다. 미세먼지나 황사뿐만 아니라, 꽃가루, 자외선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자외선은 미세먼지나 황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비가 소홀하다. 아무리 엔데믹 이후 실내외 마스크가 해제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봄철의 미세먼지와 황사를 예방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봄철의 자외선에 대해서는 어떤 대비를 하고 있을까? 특히 자외선에 노출되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심각한 해를 입을 수 있는 우리의 눈에 대해서는 어떤 대비를 하고 있을까?

많은 사람은 봄철 외출 시 피부 보호를 위해 선크림과 같은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하지만 자외선이 눈 건강을 얼마나 해칠 수 있는지는 대부분 간과한다. 하지만 자외선을 쉽게 생각하면 미세먼지나 황사 이상으로 눈에 심각한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UV-A, UV-B, UV-C로 나뉜다. 이중 UV-B, UV-C는 각막에 거의 흡수되지만 UV-A는 각막과 수정체에 일부 흡수되고, 일부는 망막까지 도달하여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강하고 오랜 자외선 노출은 수정체에는 백내장, 망막에는 황반변성 등의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백내장은 투명하고 깨끗해야 할 수정체가 어떠한 원인에 의해 혼탁이 발생하면서 물체의 상이 수정체를 통과시키지 못하고 망막에 정확한 초점이 맺히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럴 때 시력이 현저하게 저하되는 증상을 겪게 된다. 눈이 침침해지고 눈부신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사방에 안개가 낀 것같이 뿌옇게 보이기도 한다.

이 밖에도 어두운 곳에서 책을 읽기가 힘들거나 야간 운전이 매우 어렵거나, 색깔이 이전보다 바래 보이고 노랗게 보이는 경우, 불빛 주변에 달무리가 생기고 사물이 둘로 보이는 경우도 나타난다. 그런데 이러한 증상은 매우 서서히 진행되므로 증상이 심각해질 때까지는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백내장은 60세 이상 노인층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30~40대 젊은 층에서도 백내장 환자가 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 증가로 블루라이트나 야외활동으로 자외선 노출 시간이 많아지며 안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한편 황반변성 또한 문제다. 황반변성은 눈 조직 중 황반에 발생하는 변성으로,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퇴행성 질환이다. 이 질환은 65세 이상 인구의 실명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최근 통계에서는 40~50대 젊은 환자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황반변성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대표적이지만 요즘과 같은 봄철에는 자외선 노출이 큰 요인이 된다. 황반변성은 한번 발병하면 진행속도가 빠르고 자각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특히 예방이 중요하다.

이렇듯 자외선이 눈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고려해 볼 때, 봄철과 같이 자외선이 강해지기 시작하는 계절부터는 반드시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한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단 선글라스를 선택할 때에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천 000 안경원의 A원장은 멋을 부리기 위한 패션의 아이템으로 생각해 선글라스 디자인에만 관심을 두고 렌즈에는 무관심한 고객이 많다이런 경우에는 선글라스 렌즈의 중요성에 대해 꼭 설명해주고 알맞은 선글라스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A원장의 말대로 선글라스를 고를 때는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자외선 차단 기능이 떨어지는 선글라스는 착용해도 아무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색상은 진하지만 자외선 차단 기능은 부족한 선글라스는 가장 위험하다. 게다가 짙은 색의 선글라스는 눈으로 들어오는 가시광선 양을 줄여 눈의 조리개 역할을 하는 동공을 크게 만든다. 동공이 커진 상태에서 더 많은 양의 자외선을 흡수하게 되면 매우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선글라스를 고를 때는 먼저 자외선 차단 지수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캐나다 UBCK연구원에 의하면 자외선은 유아기 시력 형성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자외선이 강한 날에는 아이들도 반드시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선글라스는 자동차나 가전제품 같은 단순한 공산품이 아니다. 또한 옷이나 신발 같은 패션의 한 아이템도 아니다. 자외선을 포함한 외부의 다양한 공격으로부터 우리의 가장 소중한 눈을 보호하는 최전선의 파수꾼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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