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인 기회를 제안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안경사’의 몫
1970년대, 소프트 콘택트렌즈가 처음 시장에 소개된 이후로 반 세기가 지났다.1 ‘국제 콘택트렌즈 처방 연례보고서’에 의하면 2020년 전체 렌즈 사용률의 87%는 소프트 콘택트렌즈일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사용 중인 의료기기다.1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혁신적인 옵션이 되어주고 있는 만큼, 오늘날 소프트 콘택트렌즈의 종류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다양해진 편이다.2,3 근시, 원시, 난시 등 굴절 이상을 바로잡는 시력 보정 그 본연의 목적에서 더 나아가 현재 소프트 콘택트렌즈는 착용 시간과 교체 기간, 소재, 치료 및 미용 기능 등 렌즈 고유의 특성에 따라서도 세분화된 상태다.3 이는 곧 새로운 기술과 재질, 그리고 동시에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가 반영된 결과물이다.1,2,3
렌즈의 기능을 좌우하는 다양한 요소 중에서도 ‘실리콘 하이드로겔’은 소프트 콘택트렌즈의 발전 과정을 돌아볼 때 빼놓을 수 없는 소재다.
실리콘 하이드로겔 콘택트렌즈가 출시된 이후 렌즈 제조에 사용 가능한 재료의 범위가 상당히 넓어졌기 때문이다.4 더욱이 실리콘 하이드로겔은 각막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해 ‘지속적인 렌즈 착용’이 가능하도록 만든 혁신 그 자체로 평가받는다.5
하지만 이와 같은 혁신적인 진보와 콘택트렌즈에 대한 선호도에도 불구하고, 착용자의 상당한 비율은 소프트 콘택트렌즈 착용 시 불편함과 건조감을 경험한다.1 특히 ‘안구건조’는 렌즈 착용 시 나타나는 불편함의 중요한 요인이자 소프트 콘택트렌즈 착용을 중단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이다.1 실제로 한 글로벌 안과 전문 기업에서 실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콘택트렌즈 착용자 10명 중 9명은 안경사 상담 시 ‘건조감’과 ‘오랜 시간 착용 후 발생하는 불편함’에 대해 토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6 더 나아가 착용자의 10명 중 4명은 불편함으로 인해 콘택트렌즈 착용 중단을 고려해 본 적이 있거나 렌즈 착용을 완전히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6
렌즈 착용 시 우리 눈에 ‘건조감’이 발생하는 이유는 눈물막이 불안정해지기 때문이다.7 콘택트렌즈는 눈 안에서 자연적인 눈물과 상호작용을 하게 되는데, 렌즈 착용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눈물층이 불안정해지면서 눈물의 증발 속도가 더욱 빨라져 안구건조를 유발하는 것이다.1
그렇다면 혁신이라 불리는 실리콘 하이드로겔 소재로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건조감’과 ‘불편함’은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일까? 답은 여전히 ‘렌즈의 재질’에 있다.1
콘택트렌즈의 최종 소재는 렌즈 착용자의 편안함 및 착용 시간과 직결된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은 제조 공정을 포함한 렌즈 소재에 좌우된다.8 그렇기에 건조감과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렌즈 재질, 착용 기간, 교체 방식 등을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1 무엇보다 성공적인 콘택트렌즈 착용은 안정적인 눈물막 관리와 연결돼 있다.9
학계에서는 눈물막 안전성과 콘택트렌즈 간의 연관성을 고려해 눈물 증발을 막을 수 있는 새로운 재료 및 렌즈 표면 처리 기술의 개발에 주목해야 한다10는 목소리도 있다. 현장의 안경사와 소비자 역시 콘택트렌즈의 ‘편안함’을 우선시한다.6 앞서 언급한 설문조사에서는 소비자의 약 80%가 더 편안한 착용감이 보장되는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원한다는 결과도 확인할 수 있다.6
무엇보다 다른 글로벌 설문에서는 소비자 10명 중 7명은 우수한 제품을 위해서 더욱 높은 비용도 부담할 수 있다11고 보고돼, ‘혁신성’을 바탕으로 한 콘택트렌즈는 소비자 요구에 응답해 계속해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콘택트렌즈 전문 기업들은 실리콘 하이드로겔에 새로운 제조 기술을 더함으로써 기존 렌즈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둔 옵션을 선보이는 중이다.10 개중에는 더욱 진보된 기술이 적용돼, 렌즈의 표면함수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우수한 산소투과율을 구현, 30일 동안 촉촉한 편안함과 깨끗함이 지속되는 제품도 존재한다.12
특히나 우리나라는 서구권에 비해 일회용(daily) 콘택트렌즈 착용이 많지만 여전히 월간용 렌즈 착용자 수도 꾸준히 유지되고 있어서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혁신적인 월간용 렌즈에 대한 수요도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편안함과 촉촉함, 그리고 안전성까지 삼박자가 고루 갖춰진 혁신적인 제품의 국내 도입을 기대해 볼 만하다.
그러나 편안함과 혁신성,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콘택트렌즈를 선택할 때 간과해선 안 될 또 하나의 요소가 있다. 바로 안경사의 역할이다. 콘택트렌즈 착용자가 현재 사용하는 제품을 뒤로 하고 새로운 프리미엄 제품을 시도할 의향이 있더라도 그들에게 실질적인 기회를 제안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안경사의 몫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소비자들이 비용 문제로 인해 편안한 착용감과 안전성, 안정적인 시력 교정 등의 필수적인 요소를 포기하지 않도록, 안경사의 전문적인 상담에 기반해 개개인의 눈 건강을 고려한 제품 제안이 이루어지길 희망한다.
을지대학교 보건과학대학
안경광학과 임현성 교수
• 한양대학교 의학박사
• 현 을지대학교 보건과학대학 안경광학과장
• 현 미국 케첨대학교 & 을지대학교 임상옵토메트리 공동학위과정 주임교수
• 현 대한시과학회 학술부회장
• 현 국제 옵토메트리 저널 Eye and Health Research 편집위원
• 현 아시아·태평양 검안 국제 학술위원회(APCO) 한국대표위원
• 전 대한시과학회 총무이사
• 전 제9회 안경사 국제학술대회 조직위원
• 전 한국안광학회·대한시과학회 공동학술대회 준비위원장
참조(Endnotes)
1 Jeong Mee Kim et al., Silicone Hydrogel Contact Lens Wear and Dryness. Journal of Korean Ophthalmic Optics Society, 2021;26(3):199-205.
2 RCCL. MATERIAL GAINS: 50 YEARS OF THE SOFT CONTACT LENS. MARCH/APRIL 2021
3 Woo Ri Bae, et al., Contact Lens Materials and Applications. KIC News, 2015;18(6):21-28.
4 Tighe, Brian. A Decade of Silicone Hydrogel Development: Surface Properties, Mechanical Properties, and Ocular Compatibility. Eye & Contact Lens: Science & Clinical Practice 2013;39(1):4-12
5 GODA, T., SHIMIZU, T., & ISHIHARA, K. Bioinspired biomaterials for soft contact lenses. Biomaterials and Regenerative Medicine in Ophthalmology, 2010:263-279.
6 Alcon. Alcon T30 Research - slide #13-14. 2021.
7 Sapkota K, Franco S, Lira M. Daily versus monthly disposable contact lens: Which is better for ocular surface physiology and comfort. Cont Lens Anterior Eye. 2018;41(3):252-257.
8 Musgrave CSA, Fang F. Contact Lens Materials: A Materials Science Perspective. Materials (Basel). 2019 Jan 14;12(2):261.
9 Mann A, Tighe B. Contact lens interactions with the tear film. Exp Eye Res. 2013;117:88-98.
10 Nichols JJ, et al., The TFOS International Workshop on Contact Lens Discomfort: executive summary. Invest Ophthalmol Vis Sci. 2013;54(11):TFOS7-TFOS13.
11 Alcon. Rebound 2.0 Post COVID-19 Impact Research. Slide #16. 2022
12 Alcon. TOTAL30® CONTACT LENSES WITH WATER GRADIENT AND CELLIGENT® TECHNOLOGIES.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