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C/L 판매, 소비자 안질환 높이는 위험한 발상…심하면 실명까지 갈 수 있어

안전성 논란에 온라인 판매 연기… 구매 전 안경사, 안과전문의 검안 · 진단 필수

온라인으로 구입한 콘택트렌즈의 부작용이 증가하면서 안경업계를 뜨겁게 달군 최대 이슈인 정부의 ‘콘택트렌즈 온라인 판매’ 정책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경사나 안과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콘택트렌즈를 구매하면 부작용 등이 있을 수 있고, 실제 눈 질환으로 진료를 받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22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콘택트렌즈 온라인 판매 허용’을 포함한 총 167건의 ‘민생 규제 혁신 방안’이 발표된 이후 최초 보도에서는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규제를 대거 개선하기 위해 당장 올해 1월부터 온라인 판매를 부분적으로 허용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12월 21일 개최된 제32차 ICT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에서는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개인정보 유출과 안경원 처방전 발행에 대한 문제점, 안전성 우려 등 거센 반발이 나오면서 슬그머니 연기된 상황이다. 

대한안경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콘택트렌즈는 도수, 베이스 커브, 눈 상태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착용해야 하고 눈 상태는 수시로 변화하기 때문에 구입 시 매번 눈 상태를 관찰하고 부작용에 주의하도록 해야 하는 제품이다. 이미 부작용에 대한 문제 등으로 온라인 판매가 금지되었는데, 이에 대한 규제를 다시 풀어야 한다는 취지는 법과 상반되는 논리로 결국 소비자 피해만 늘어날 것이 자명하다.  더군다나 온라인 판매에 대한 규제 개혁을 요청한 사업자 또한 단순하게 영리적인 목적을 소비자 편리성으로 위장해 몰아가려는 것 아니냐”라며 이에 대해 우려감을 표명했다. 

한국콘택트렌즈연구회 회장, 서울성모병원 안센터장, 가톨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원장 등을 역임한 주천기 서울 CK성모안과 대표원장은 “콘택트렌즈는 눈 안에 장착하는 물질이라서 미용이나 시력교정, 근시 진행 억제 목적을 위해 착용 시 눈의 상태를 체크하지 않고 착용한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라며 “콘택트렌즈가 수분을 많이 빼앗기 때문에 안구건조증뿐만 아니라 각막염, 결막염을 비롯해 심하면 각막의 궤양 등 여러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온라인으로 콘택트렌즈를 구매한 뒤 발생한 부작용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여서 착용 대상자들의 눈 건강을 위해서 온라인 판매는 제한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콘택트렌즈의 온라인 판매 허용과 관련해 안전성에 대한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돼 왔으며, 안경사뿐 아니라 안과의사들도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하다 제동이 걸리면서 그 흐름에 귀추가 주목된다. 

콘택트렌즈는 눈에 직접 착용하는 의료기기이기 때문에 착용 전에는 반드시 눈 상태를 확인하고 판매하여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제품이다. 

미국 FDA 발표에 따르면 미용 컬러 콘택트렌즈 등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검안을 통해 눈 상태를 확인하고 처방에 따라 구입하라는 안내문을 통해 세균감염을 통한 눈의 장애나 영구적인 시력상실의 위험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202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콘택트렌즈 관련 위해 사례는 총 595건이다. 2018년 대비 63.3% 급증했다.

3년간 사례를 분석하면 연령별로는 20대의 위해 사례가 전체의 47.2%로 가장 많았고, 이어 10대가 22.2%를 차지했다. 

위해 사례의 대부분(96.2%)은 소비자의 부주의에 의한 것이었다. 이 가운데 크기와 각막 곡률이 자신에게 적합하지 않거나 소독 등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렌즈를 끼거나 장시간 착용해 생긴 부작용이 46.9%를 차지했다. 위해 증상별로는 결막염 또는 안구 손상이 51.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콘택트렌즈를 잘못 착용해 생긴 부작용은 심한 경우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구매 전 안경사나 안과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렌즈를 선택하고, 개인별 권장 착용 시간과 렌즈 관리·소독 방법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온라인을 통해 임의로 콘택트렌즈를 구입하여 착용한 후 부작용이 증가해 소비자들의 피해가 늘고 있어 정부는 안경원에서만 판매 가능하도록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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