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안·조제의 도구만이 아닌 고객 끌어안는 기기로 활용돼야

광학기기에 대한 안경사들의 인식변화가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본지가 지령 1000호를 맞아 진행한 서베이(4면 참조) 결과 광학기기 교체주기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2.6%가 ‘사용할 수 있으면 교환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이고, 어찌보면 비용을 최소화해 불황을 이겨내는 방법일지 모른다. 멀쩡하게 잘 사용하고 있는 광학기기를 굳이 교체하는 건, 불필요한 투자일 수 있어서다.

단 고객이 꾸준히 유지된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하지만 과연 전국의 안경사 중 절반 이상이 이 전제에 동의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고객 감소는 곧 매출감소, 수익감소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광학기기만 교체하면 고객이 늘어날까? 물론 어림없는 소리다. 하지만 무언가라도 해야만 하고, 또 하고자 한다면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가 바로 광학기기다. 

매출 하락의 주된 원인을 꼽으라면 대부분 주저 없이 저가 프랜차이즈를 꼽는다. 하지만 해결방법은 저마다 다를 터. 이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이 고객의 눈높이다. 철저히 소비자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어서다.

고객은 과연 값싼 안경만을 찾고 있을까? 아무리 저가매장이라고 해도 소비자에겐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안경테의 선택은 고객의 취향이 절대적이지만 렌즈의 선택과 가공은 안경사에게 의존하기 마련. 그만큼 고객 역시 실력있는 안경사를 찾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안경사의 실력이 아무리 뛰어난 들, 아무리 고품질의 렌즈를 사용한들, 고객은 그 차이를 구분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소비자는 어떤 기준으로 안경사를 판단할까? 광학기기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광학기기의 가치는 안경사가 안경을 조제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에만 있지 않다. 고객이 안경사의 실력을 판단하는 중요한 잣대로도 활용되기 때문이다. 

같은 설문에서 35.0%는 ‘필요성을 느껴도 비용 대비 효과가 의문’이라는 항목을 선택했으며, 12.1%는 ‘고객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최대한 자주 교환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아무리 어렵다고 한들 상위 10%는 잘 되기 마련이다. 고객의 반응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10%와 고객이 먼저 자신의 진가를 알아주길 기대리는 안경사 중 어느 쪽이 더 불황을 잘 극복해낼지는 자명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번 설문에서 또 한가지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광학기기 정보를 취득하는 주요 수단’에 대해 49.7%는 ‘지인 매장방문 혹은 연락’, 35.0%는 ‘신문기사나 광고’를 사전 정보습득의 주요 경로로 응답했다.

반면 ‘인터넷이나 SNS’는 12.1%로 저조했다. 이는 정보에 대한 신뢰성 문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보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인터넷이나 SNS보다는 오랜 시간 구축해온 전문언론의 공신력에 더 가치를 두고 있는 결과다. 또한, 사전정보 없이 영업사원을 만나는 경우가 3.3%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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