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쇼핑에 부합, 브랜드 가치·개성으로 소비자 시선 집중

앉은 자리에서 클릭 몇 번으로 원하는 상품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코로나를 겪는 동안 외부와의 접촉이 최소화되던 환경에 맞물려 미래의 소비 패턴이 변하는 기준점으로 작용하리라 전문가들의 예측도 있었다.

그 흐름이 지속되는가 싶었지만 일상으로 돌아온 현재,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에서 쇼핑을 즐기는 모습은 이전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그중 패션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오히려 그 수요가 높아졌다. 아무래도 미묘한 차이에도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패션의 다양한 카테고리에서도 특히 아이웨어는 실착용이 중요하다. 물론 온라인에서도 제품 상세 페이지를 통해 자세한 치수나 구매 리뷰 등을 확인할 수 있지만 직접 착용하지 않으면 역시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실제로 치수를 확인하고 잘 맞으리라 판단했던 제품이 어정쩡하게 느껴지거나 사이즈를 잘 못 확인한 제품이 예상과는 다른 분위기로 어울리게 느껴진 경험은 안경을 착용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그러다 보니 몇몇 아이웨어 브랜드들이 쇼룸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일종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모니터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디테일을 육안으로 확인하며 그 가치를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이뿐만 아니라 아이웨어에 관심이 없던 소비자가 우연히 방문해 제품을 착용해보고 마음에 들어 구매로 이어지거나 해외 바이어가 직접 방문하는 등 쇼룸 운영 기획 단계에서 기대하고자 했던 효과를 넘어 그 이상의 알파 효과가 발생하기도 했다.

소비자 방문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인테리어다. 브랜드가 가진 색을 고스란히 담은 공간은 소비자의 경계심을 낮추면서 즐거움으로 작용했다. 전 제품이 한눈에 들어오는가 하면 특징을 묶어 구획을 나누기도 한다. 제품이 가진 스토리를 바탕에 두고 꾸미는 등 저마다의 콘셉트로 쇼룸을 운영하며 소비자들에게 인지도를 넓히고 있다.

관심 있는 상품에 대해 여러 가지를 찾아보고 직접 구매하는 데서 가치를 느끼는 소비자 심리에 부합해 구매 만족도 또한 자연스럽게 상승했다는 브랜드의 공통된 의견도 들을 수 있었다.

이번에 본지에서 현재 쇼룸을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 세 곳을 다녀왔다. 개성 있게 제품들을 소개하던 모습을 지면으로나마 느끼고 공감할 수 있길 바란다.

카린 카린 성수

카린 성수는 카린이 지난해 9월 성수동에 오픈한 쇼룸이다. 붉은 벽돌로 된 건물 1층에 위치한 카린 성수는 통창 너머 보이는 따뜻한 인테리어가 지나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옛 성수의 아름다움과 도시가 지닌 미학, 여기에 현대적 디자인의 아이웨어가 디스플레이된 모습이 더해져 묘한 공존을 이룬다.

실내는 인기제품과 신제품을 놓은 진열대를 중심으로 주위에 카린의 전 제품을 진열해 완성했다. 촉감, 온도, 불빛과 같은 자연적 소재를 충분히 살린 공통 구성에 아이웨어 디자인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에 맞춰 목재나 석재로 뒷배경을 장식했다. 목재와 석재를 자주 접했던 과거 분위기를 잘 담은 그야말로 성수다운 공간이다.

마노모스 ‘ROOM84’

ROOM84는 협소한 공간이지만 외관에서 느껴지는 모던함이 인상적인 마노모스의 쇼룸이다. 제품이 한눈에 담기도록 진열하는 일반적인 방식과 다르게 주력 상품을 곡선 가벽으로 구획해 디스플레이했다. 언뜻 보면 마치 갤러리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인테리어 덕분에 각 상품의 특징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는 듯 제품에 온전히 집중하기에 좋다.

쇼룸 자체를 브랜드화해 ‘ROOM84 프로젝트라는 타이틀 아래 라이프스타일에 영감을 주려고 한다는 것이 관계자 측 설명이다. 실제로 아이웨어뿐만 아니라 한쪽에는 룸스프레이를 비롯한 어메니티가 마련돼 보다 브랜드를 다각도에서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쇼룸에는 섬세한 피팅을 도울 전문 안경사도 상주해있다.

림락 림락 갤러리

림락 갤러리는 디엠무역이 지켜온 고유의 가치를 온전히 담은 아이웨어 전시 공간이다. 전통과 현재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콘셉트로 갤러리에 들어선 순간 기업이 전하고 싶은 바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그동안 림락 제품은 시대극 드라마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는데 실제로 갤러리 쇼룸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시간여행을 한 듯 괜히 당시의 향수가 느껴지는 듯하다. 레트로 무드를 한껏 살린 빈티지한 진열대부터 가구나 펜던트 조명까지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이해시키기 위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마치 작품처럼 진열된 제품 컬렉션이 브랜드 히스토리를 그대로 설명하고 있어 디엠무역이 간직학 고유의 가치를 음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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