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오피아 6,25 참전 기념사업회 신광철 회장님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화천 전투에 참전하신 참전 용사의 3살짜리 손녀가 선천성 심장병인데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없냐고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주셨습니다.
저는 현재 일단 어떤 형태로든지 도움을 주기로 마음을 먹고 심장병 어린이가 현재 다니는 병원 등 인적사항을 파악했습니다. 절친한 친구가 근무하고 있고, 국내에서 심장병 치료를 잘 하는 병원인 부천 세종병원에 연결을 해주었습니다.
이제 3살 어린이인 아멘이는 39살 아빠 피터와 33살 엄마 멘이 사이에 태어난 여아로 이미 태어날 때 심장병을 갖고 태어났습니다. 부천 세종병원 측에 부탁을 드리고 부친인 피터와 상담을 하였더니 한국말을 곧잘 하여서 소통이 가능 했답니다. 원래는 11월29일 아이와 가족들 전부 속초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갑자기 아멘이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12월6일에서야 어렵게 만났습니다.
저는 아멘이를 만나기 전에 밤새도록 아멘이네 가족 꿈을 꾸었답니다. 처음 만나는데 어떤 사랑의 보따리를 전달할까 하고 말입니다. 기념사업회 권정민 이사님이 직접 차량을 이용해 속초까지 아멘이 가족을 모시고 왔으며, 춘천에서는 신광철 회장님이 속초로 오셨습니다. 처음 피터네 가족을 만났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던 지인들인 것 같은 친밀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멘이 가족들과 함께 상담을 한 후 저는 약소하지만, 식사 대접을 했습니다. 식사 선택에서도 걱정을 많이 했는데 가족들 건강을 위해 약수 돌솥밥을 선택한 것이 정말 잘한 것 같았습니다. 우리 가족은 아멘이 옷과 장난감을 선물로 주고, 소아용 선글라스까지 선물로 주었습니다. 처음에 아멘이는 낯가림을 하고 칭얼 댔지만, 잠깐의 정이 들어서인지 장난도 많이 하고 웃고 좋아해서 다행이었답니다.
또 기념사업회와 저는 아멘이 엄마아빠가 같이 출퇴근 할 수 있는 직장도 알선해 주기로 했답니다. 사실 아멘이 아빠인 피터는 8년전 난민신청으로 한국에 왔으며, 부인은 4년전에 들어왔습니다. 아멘이는 한국에서 태어난 것이죠.
아멘이 엄마인 멘이는 4년 만에 첫 장거리 외출이라서 더욱 기뻤지만, 걱정도 많이 됐었다고 하네요. 인천에서 먼 길 아픈 아이를 데리고 속초까지 당일치기 여행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죠. 속초에서 마지막 헤어질 때는 서로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작별을 고했으며 언제 시간이 되면 인천 시외버스를 타고 속초로 가족여행 오라고 문을 열어 놓았답니다. 심장병 수술은 좀더 지켜본 다음에 결정한다는 주치의에 이야기를 들었으며, 수술하게 된다면 제가 적극적으로 모든 문제를 도와 드리기로 했답니다.
70여년전 배를 타고 멀미하면서 두달 동안 머나먼 아프리카 나라에서 유일하게 한국전에 참전했던 참전용사의 손녀에게 새 생명을 찾게 해드릴 것이며, 의식주 문제들도 지속적으로 도와 드리기로 생각했답니다.

속초 천일안경원 김상기 원장 (한국 늘사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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