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은 국민의 눈 행복, 내면은 안경사 실익 추구하길….

▲ 이정배((사)대한안경사협회 제17대, 제18대 회장‧전국안경사협동조합 고문)
▲ 이정배((사)대한안경사협회 제17대, 제18대 회장‧전국안경사협동조합 고문)

조직은 이기적이라는 말을 한다. 많은 단체가 공익을 앞세우지만 내면에는 구성원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가장 엘리트집단인 의사들을 봐도 그러하다.

함께 협업해야 할 다른 보건의료단체를 좀처럼 평등하게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한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였지만, 내면에는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의료현장을 떠나기도 한다.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집단행동을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생각해보지만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다. 대한이란 국호가 앞에 붙는 대한안경사협회 임원도 전문성과 권리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임원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한지 한 번 생각해보자.

전 국민의 70%가 넘는 약 4천만 인구가 안경을 사용할 것으로 추정되는 소비자와 직접 연결하는 5만 안경사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엄중한 직책이다.

또 모든 안 광학 분야를 대표하여 정부 및 정치권 유관단체와 협상하며 회원의 권익을 위해 노력하는 자리이다. 그런 만큼 사명감이 투철하고 관련 법령과 정관을 준수해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사례를 돌아보면 직책에 대한 책임감이 부족하고 정관을 외면하는 경우를 종종 봐왔다.

정부조직으로 비유하면 국무총리에 비유되는 수석부회장이 어떤 이유로 사임했고 장기간 공석으로 비워두는지 알 수 없었고, 협회의 정책과 예결산을 승인하고 감시하는 중앙회 대의원을 당사자도 모르게 다른 사람으로 교체한 사례도 있었다.

원칙과 소신 없이 정관을 무시하는 이런 행위는 조직을 퇴보시키거나 회원이 불이익을 받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22대 대한안경사협회 현재 임원은 협회의 경험이 풍부한 회장과 수석부회장이 잘 이끌어갈 것으로 믿지만 함께하는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하며 몇 가지 제언해 본다.

먼저, 협회는 업무의 연속성이 있어야 하고 회원을 편안하게 해줘야 한다. 시대 흐름에 맞는 제도 변화로 안경사의 전문성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을 해야 한다.

둘째, 모든 임원은 관련 법령과 정관을 숙지하고 로비스트가 되어야 한다. 로비란 잘못된 제도를 바꾸기 위해 정부와 정치권 유관단체와 끊임없이 교류하며 설득하는 것이다. 상대가 이해되지 않는 법안을 바꿔주지 않기 때문이다.

셋째, 봉사 정신이 투철해야 한다. 사명감을 앞세워 희생만 강요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임원의 자리가 업무를 해도 되고 안 해도 그만인 자리는 아니다. 보직만 가지고 활동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이 일할 기회마저 빼앗는 것이다. 회의에 참석할 임원이 혼자 근무한다는 이유로 불참한다면 사임하는 것이 옳다.

넷째, 선배 임원들과 함께하는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자문해야 한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어제가 없는 오늘은 있을 수 없다. 전임자가 결정한 업무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는다면 충분히 토론하고 장단점을 따져본 후 실행해야 한다.

다섯째, 안과학회 및 개원의협회와 교류하며 친밀하게 지낼 수 있도록 권고한다. 안과의사는 함께해야 할 최고의 눈 전문가이며 파트너이다. 안경사가 진보하기 위해서는 안과 쪽을 설득하는 것이 정부나 정치권을 설득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다.

임원의 자리는 최소한의 일비도 보상받지 못하면서 공로(功勞)는 당연하고 작은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그러나 모든 정책은 국민의 눈 행복을 앞세우고 내면에는 안경사의 실익을 찾아주는 임원이 되어주기를 당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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