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 없이 나갔다가 눈 건강 ‘빨간불’
자외선 차단 성능 확인하고 골라야 진짜 보호
여름휴가 필수템 ‘선글라스’, 눈 건강 지키는 현명한 선택
여름 휴가철을 맞아 많은 이들이 해변과 산으로 떠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선크림은 꼼꼼히 바르면서도 정작 눈 보호에는 소홀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선글라스야말로 여름철 필수 아이템이라고 입을 모아 강조한다. 단순한 멋이 아니라, 우리 눈을 건강하게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눈에 쌓이는 자외선 ‘독’, 나중에 큰 병 된다
대한안과학회 자료에 따르면, 자외선 A와 B는 각막과 수정체에 직접적인 손상을 입힌다. 문제는 이러한 손상이 즉시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치 피부 노화처럼 서서히 쌓여가다가 나중에 백내장, 황반변성과 같은 심각한 안과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정준규 교수는 “여름철 강한 자외선은 피부뿐 아니라 눈에도 직접적인 손상을 줄 수 있으며, 백내장을 유발할 수 있고, 군날개와 같은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라고 설명한다.
특히 각막은 외부에 노출된 조직으로 강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각막 화상(광각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 스키장에서 발생하는 ‘설맹’도 같은 원리의 각막 화상이다. 이는 눈이 따갑고 충혈되며, 이물감과 눈물이 나는 증상을 동반한다.
따라서 여름철 바닷가, 캠핑장, 고산지대처럼 자외선 반사가 심한 환경에서는 각막 손상이 발생할 수 있어 자외선을 차단하거나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준규 교수는 “요즘 같은 여름철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가 가장 위험한 시간대”라며, “이때 야외활동을 할 때는 반드시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운전할 때도 위험...눈부심이 사고로 이어져
자외선의 위험은 장기적인 질병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즉각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운전할 때 강한 햇빛 때문에 눈을 자주 찌푸리고 깜빡이면서 시야가 불편해질 수 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눈 피로가 쌓이고, 안구건조증이나 염증까지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차량 운전 시 갑작스러운 눈부심은 순간적으로 시야를 가려 교통사고 위험을 높인다. 여름철 휴가길 운전이 더욱 조심스러운 이유이다.
아무 선글라스나 쓰면 오히려 역효과
그렇다면 어떤 선글라스를 골라야 할까? 전문가들은 ‘패션보다 기능’을 우선하라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자외선 차단율이 99%인 ‘UV400’ 등급 여부를 확인하고, KC 인증 등 안전 인증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 선택하는 것이 좋다”라고 강조한다. 제품 라벨이나 안경테에 이런 표기가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렌즈 색상은 시야의 밝기나 대조도에 영향을 주지만, 자외선 차단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따라서 진한 색 렌즈에 UV 차단 기능이 없으면 오히려 동공이 커져 자외선 노출이 증가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범주 2~3 수준의 렌즈 색상이 일상용으로 적합하다. 너무 어두운 범주 4 이상은 스키장이나 고산지대용으로, 평소 착용하면 오히려 시야를 방해하여 위험할 수 있다.
싸구려 선글라스의 함정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일부 저가형 제품은 자외선 차단 성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일부 제품은 눈동자를 더 크게 확장시켜 오히려 더 많은 자외선이 들어오게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의료기기 인증 마크와 자외선 차단율 표기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조금 비싸더라도 제대로 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눈 건강을 위한 현명한 투자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모자·양산과 함께 쓰면 더 효과적
전문가들은 선글라스만으로는 완벽하게 자외선을 차단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모자나 양산을 함께 활용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자외선을 차단하여 눈을 보호할 수 있다.
피부 보호만큼 눈 보호도 중요하며, 선크림을 바르는 것처럼 선글라스 착용도 여름철 기본 습관이 되어야 한다. 여름휴가를 떠나기 전, 가방에 선크림과 함께 제대로 된 선글라스 하나쯤은 꼭 챙겨보자. 당장은 불편할지 몰라도 10년 후 내 눈 건강을 지켜주는 소중한 투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