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냉면은 집집마다 맛이 다르다. 육수의 농도와 면발의 질감, 고명의 조합이 모두 달라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냉면 지도가 형성됐고, 각자의 성지를 찾는 일이 일상이 됐다.

그 수많은 냉면 맛집 중에서도, 서울 을지로 한복판에서 수십 년을 버텨낸 평양냉면의 원조 같은 집이 있다. 바로 우래옥(又來屋)’이다.

1946, ‘서북관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이 집은 6.25 전쟁으로 잠시 문을 닫았다가, 휴전 후 다시 문을 열며 지금의 이름 우래옥을 갖게 됐다.

다시 돌아온 집이라는 의미처럼, 처음 온 사람도 언젠가 반드시 다시 찾게 되는 그런 곳이다.

우래옥의 평양냉면은 일반적으로 접하는 동치미 육수 대신 소고기만을 사용해 국물을 낸다. 양지와 사태를 정성껏 우려낸 육수는 짙은 고기향과 은은한 감칠맛을 내며, 간장과 소금으로만 간을 맞춰 단순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메밀 함량이 높은 면은 씹을수록 고소함이 배어 나오고, 고기···김치 등 고명이 조화를 이룬다.

이 집 냉면은 평양냉면 본연의 슴슴한 맛에 비해 간이 강한 편이다. 덕분에 처음 평양냉면을 접하는 이들에게는 입문 메뉴로 적합하다는 평가도 많다.

다만 간이 센 음식에 익숙한 이들에겐 여전히 담백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다고 우래옥의 진가가 냉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집이 진짜 빛나는 순간은 냉면과 고기를 함께 먹을 때다.

우래옥의 명성은 냉면에만 그치지 않는다. 전통 불판에 구워내는 서울식 불고기는 단짠의 풍미와 촉촉한 육즙으로 이 집을 대표하는 메뉴다. 직원이 직접 고기를 구워내 일정한 맛을 유지한다.

이 외에도 갈비, 대긴갈비, 등심 등 다양한 부위의 한우구이를 즐길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조금 더 특별한 메뉴를 찾는다면, ‘김치말이냉면을 시도해볼 만하다. 면 아래에 밥을 말고 위에 잘게 썬 김치를 얹어 내는 방식으로, 과거 이북 사람들의 식습관에서 유래한 메뉴다.

이 외에도 비빔냉면과 온면이 있으며, 냉면이 입에 맞지 않는 이들을 위해 갈비탕, 육개장, 장국밥 등 다양한 식사 메뉴도 준비되어 있다.

1969년에 등록된 우래옥의 상표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유지되고 있는 식당업 상표권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많은 계절과 세대를 지나며 이어온 이 집의 맛은 단순한 음식 그 이상을 담고 있다.

처음 방문한 이가 다시 찾게 되는 집, ‘다시 돌아오는 집이라는 이름처럼, 우래옥은 여전히 서울 미식의 한 축을 지켜내고 있다.

 

■주소: 서울 중구 주교동 118-1

■영업시간: 11:30 ~ 21:00 (20:20 라스트오더)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진양안경

■주소: 서울 중구 을지로4310-68

■우래옥에서 진양안경까지 529m 도보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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